
요즘 들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가 있다.
바로 ‘정보’다.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쏟아내고, 받아들이고, 처리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이 정보들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보고 싶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이 유발 하라리의 신작 『넥서스: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였다.
처음엔 단순히 인류 역사를 정보 중심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워서 펼쳤지만,
읽다 보니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었다.

그건 마치 인류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발전하고, 때론 통제당하고, 또 다시 저항하며 살아왔는지를
정보라는 실로 꿰어낸 하나의 ‘거대한 지도’ 같았다.
하라리는 말한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정보의 역사라고.
구석기 시대의 구전과 몸짓, 그림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정보를 주고받던 방식부터
문자의 발명, 인쇄술의 혁명, 인터넷의 도래,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맞이한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늘 정보를 더 잘 저장하고, 더 멀리 퍼뜨리고, 더 정확히 해석하려는 욕망 속에서 진화해왔다.
이 말이 내게는 꽤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나 자신 역시도 ‘정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고객 응대 기준을 만들고, 매뉴얼을 쓰고, 직원 교육을 진행하며
늘 어떻게 정보를 더 쉽게 이해시키고,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다.
하라리는 이것이 바로 인간이 문명을 만들어온 방식이라고 말한다.
더 흥미로웠던 건, 인간의 협력 역시 정보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였다.
어느 한 사람의 지시만으로 수백, 수천 명이 움직일 수는 없다.
정보가 정제되어 법이 되고, 종교가 되고, 제도가 되어야 사람들이 신뢰하고 행동한다.
즉, 대규모 협력은 정보 네트워크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지금의 회사 조직 운영, 나아가 사회 시스템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고, 오해는 불신을 낳는다.
그래서 리더는 정보를 독점하기보다, 신뢰 가능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에서 강조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곧 권력을 쥔다는 것이다.
고대 제국의 서기관이 그랬고, 중세 교회의 성직자가 그랬고,
지금은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바로 그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이 정보를 통제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만들어간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도 그런 구조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뉴스를 접하고, 어떤 정보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과 행동이 결정되니까.
하지만 진짜 충격은, 책의 마지막 AI에 대한 이야기에서 왔다.
AI는 단순히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도구가 아니다.
이제는 인간의 감정과 사고마저도 모방하고 예측하려 든다.
하라리는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교하게 정보를 해석하는 순간,
인간의 ‘자율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순간을 이미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AI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면,
나는 과연 자유로운 존재일까?
내가 한 선택이 진짜 내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단지 기술이 발전했다는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기도 했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았다.
때로는 개념이 어렵게 느껴지고,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분명히 내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정보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정보를 이해하고 방향을 선택하는 존재로 살아야 한다는 것.
『넥서스』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두렵고 막막하다면,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책 한 권이 새로운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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